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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일차 청년순례

세월호희망의길찾기 | 2017.12.05 18:23 | 조회 21
세월호를 기억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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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영광을 거쳐 목포를 걷고 있다. 지역분들의 말에 의하면 정읍이나 영광, 모두 상당히 보수적인 지역이라고 한다. 여전히 토호세력들이 지역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고 알음알음 다 연결되어 있어 다른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쉽게 보수정당에 표를 주는 일은 없다고 한다. 1980년대를 지나면서 5.18 등 민주화 운동을 겪으면서 지역의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5.18은 민주화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서 가능했는지, 얼마나 어렵게 얻은 것인지, 민주화 이전에 어떤 고통과 압제가 있었는지, 그러므로 민주주의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다시는 잃지 않게 잘 계승하고 이어가야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만약 그 일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이들 지역의 보수적 성향은 더 강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어떤 사건을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 또 세월호 사건을 기억해야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5.18의 기억은 사람들이 정치적인 사안을 결정할 때 잠깐 멈칫하게 하고 사유를 이끌어 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유에 기반한 선택이 아마도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만약 그러한 사건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더 쉽게 다른 목소리를 배제하고, 더 쉽게 힘의 논리, 개발논리에 설득 당하지 않았을까. 순례길을 걸으며 개발논리에 기반한 정치적 결정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일 수 있는지를 보며 걸어왔다(난개발, 발전소, 새만금 등). 그러므로 5.18을 기억하는 것,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히 많은 생명을 구한 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도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를 기억하겠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도 이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하는 의문이 종종 들었었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는 것, 잊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삶과 세상에 과연 어떤 영향,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일까? 우리가 만약 세월호를 기억한다면 결정을 내려야할 어떤 사안 앞에서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까.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마을사람들이 물 때문에 싸웠다고 한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물이 중한가, 사람이 중한가’ 했단다. 우리도 개발과 이익 등 우리 삶을 이롭게 할 것 같은 여러 문제들 앞에서 갈등을 겪을 때가 있다. 그 때 세월호를 기억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그리고 그 작은 선택의 순간, 그 자체가 다른 선택으로 인해 상처받거나 죽었을 생명을 구하는 일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니 우리의 한 걸음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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