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길내기

제안문


416순례길을 만듭시다!
생명이 안전하고, 삶이 평화로운 사회를 여는
국민순례 제안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던 광경을 보며 우리 모두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304명의 희생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가족인 것처럼 슬퍼하고 아파하였습니다.
국민 모두가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잊지 말자고 다짐하였습니다.
이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사회를 만들자는 거룩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하나 되었습니다.
어느덧 3년이 흘렀습니다.
온 국민이 지난 3년을 상주의 심정으로 애도하며 보냈습니다.
하지만 진실과 책임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사회 전환의 길도 아직 흐릿하기만 합니다.
세월호 참사 전과 후가 제대로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데도 이제 그만 덮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세상을 놀라게 한 민주주의와 평화의 광장이 열렸고, 국민들이 대통령을 탄핵시켰습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온 국민이 품었던 거룩한 어머니의 마음이 이 놀라운 변화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참사 3주기에 즈음하여 선체가 인양되면서 사태 수습의 전망도 한층 밝아졌습니다. 지난 정권 시기에 제대로 못 밝혀낸 진실과 책임, 재발방지를 위한 국가적 대책마련도 더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3년전 가슴을 치며 확인하였듯이 세월호 참사는 우발적인 과실로 치부할 일도 아니고, 당사자 몇몇에만 책임을 돌릴 일도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는 재산을 늘리고 이익을 구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을 방관해 온 우리 모두가 빚어낸 재앙이었습니다. 성장과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그것을 위한 성찰과 전환의 기운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으로부터 솟아나지 않고서는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일은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우리 각자가 진실 되게 성찰하면서, 사회의 건강한 변화를 염원하며 나설 때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소망을 가진 평범한 시민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모여 세월호 순례길을 준비해 왔습니다. 세월호가 지났던 서해안 뱃길을 따라 인천에서 팽목항까지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을 조성하고자 하였고, 아이들이 첫걸음 순례로 길을 열었습니다.
우리는 이 순례길을 잠정적으로 ‘416순례길’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세월호를 잊지 않되 그것이 슬픔과 절망의 상처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전환과 희망의 상징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준비한 탓에 준비도 미흡하고, 제대로 된 순례길이 되려면 아직 할 일도 많습니다. 누구든 홀로 걸어도 좋도록 길도 가다듬어야 하고, 길 곳곳에 쉼터와 사색의 도구들, 편의시설도 만들어야합니다. 지역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 나아가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모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세월호는 우리나라가 생명이 안전하고 삶이 평화로운 사회로 바뀌는 대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희망을 나누기 위하여 오는 5월 15일부터 50여일간 국민순례를 시작합니다. 시민들이 이 길 위를 자유롭게 걸으며 사색하고 여유롭게 성찰함으로써 새로운 나라에 대한 꿈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벅찬 가슴으로 만나 대화하며, 희망의 나라를 향해 함께 뚜벅뚜벅 걸어 나아갑시다.

2017년 4월 25일

416순례길 제안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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